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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통일세대를 키우며

20220724 주보칼럼
대학생 수만명이 모여서 통일을 외치던 시대가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었던 내게 통일은 낙관적이었다. 북한을 악마로 여기지 않게 되어버린 분단 이후 첫세대, 전쟁의 상처도 부채도 혜택도 없는 이 세대가 기성세대가 될 때 쯤이면 통일은 이미 와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어느새 그들은 기성세대 하고도 중년이 되었다. 그리고 통일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북위38도에 분단선이 그어지고 벌써 78년째를 맞는다. 80년이 다 되어가는 이 견고한 분단이 100년은 넘지 말라는 법도 없겠다는 생각에 가슴은 서늘하다.
오는 7월 27일은 1953년에 휴전협정이 체결된 69년이 되는 날이다. 휴전, 학교에서 학생들이 잠시 교실을 나와 화장실이나 매점에 다녀오는 10분의 쉬는 시간처럼 이 땅의 전쟁은 다시 종이 울리면 언제고 전선에 돌아와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불안한 쉬는 시간이다. 어제는 이 휴전을 종전으로 바꾸기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종전평화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거대한 분단의 장벽 앞에 작은 목소리였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모처럼 잠잠해진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재빨리 성장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하는 평화캠프를 철원에서 진행하고자 했다. 8월12일에 1박으로 계획했고, 70명이 넘는 가족과 이웃이 신청했던 행사는 갑자기 재유행이 시작된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7월 25일 하루 일정으로 발빠르게 변경되었다. 하지만 이 바뀐 일정 조차도 아쉽게 우리는 공동체에 처음으로 찾아온 일부 가족들의 코로나 연쇄감염으로 인하여 무기한 연기되었다. 취소라 하지 않고 연기라고 한 이유는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든 다시 추진하기 위함이다.
2022년 7월과 8월, 초등청소년부는 평화캠프를 전후한 두 달간 평화통일 주제의 말씀시리즈와 예배, 조별활동을 준비했다. 캠프는 무기한 연기되었으나 평화통일의 소망을 예배와 말씀과 활동으로 담아내는 과정은 연기되지 않았다. 언젠가 캠프를 갈 수 있게 될 때를 대비한 예습이기도 하고, 교회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성장세대 대상 평화통일교육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의 통일 감수성은 높은 편이다. 62%의 아이들이 북한을 형제요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고, 34%의 아이들이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전국민 평균 61%, MZ세대 74%가 북한에 대해 관심 없다고 응답(2021, 통일연구원)한 것과 정반대의 반응이다. 교회와 가정에서 함께한 목도리 뜨기 등의 작은 실천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일 것이다.
초등청소년부 아이들은 오늘부터 625평화기도를 시작할 것이다. 오후6시 25분에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다. 스스로 만든 짧은 기도문으로 매일 저녁 6시 25분에 각자 기도하며 함께 평화의 소망을 모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맞아 특별새벽기도회를 겸하여 625온라인기도회를 8월 1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토,일 제외) 오전6시 25분에 줌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다.
이번처럼 어려움도 있겠지만, 언젠가 계획했던 대로 철원에 가서 분단의 현장을 체험하고 평화의 소망을 깊이 새길 그날까지 남과 북이 긴장과 적대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고 평화의 발걸음을 다시 시작할 때까지 나아가 언젠가 정말로 찾아올 통일의 그날을 갑자기 맞이할 그날까지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새로운 통일세대로 키워가는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