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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누가복음8:26-39)

회복 (누가복음 8:26–39)

권능으로 풍랑을 잠잠하게 하신 예수님은 거라사 지방에 도착하신다. 그곳에는 귀신 들린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마을에서 살지 못하고 벌거벗은 채 무덤에서 지내며, 인간다운 삶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다. 마치 들짐승처럼 살아가던 그를 수많은 귀신들이 괴롭혔고, 그 귀신들의 이름은 ‘군대’였다. 예수님은 그를 억압하던 군대 귀신을 쫓아내셨고,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인간다운 삶을 되찾게 되었다. 젊은 날 하덕규가 노래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일제강점과 친일의 상처, 전쟁과 분단의 고통, 군사독재의 깊은 흔적, 그리고 친위쿠데타 실패 이후 이어진 탄핵 심판 과정까지—우리 사회에는 헤아릴 수 없는 불법과 거짓, 내란을 옹호하는 선동, 다름에 대한 증오와 약자에 대한 혐오, 극우 세력의 광란이 여전히 존재한다. 상식적인 소통이 불가능한 사고방식, 끊임없는 거짓 선동,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마저 부끄럽게 만드는 행태 속에서, 오늘날의 한국 사회와 교회는 마치 군대 귀신 들린 사람과도 같다. 정상적인 사고와 인간다운 삶을 방해하는 수많은 폭력적인 구조와 문화는, 마치 수많은 귀신처럼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억누르고 있다. 실제로도 이러한 상황 속에는 악한 영의 역사 또한 분명히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나라와 교회를 불쌍히 여기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극적으로 비상계엄이 해제되었고, 이달이면 탄핵이 인용되며 12.3 내란은 진압될 것이다. 이 과정은 거의 기적과 같았다. 마치 예수님께서 군대 귀신을 쫓아내신 것처럼. 심지어 정치인들조차 방송에서 “하나님이 보우하사 내란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바라보는 한국 개신교 극우 세력과 그 영향력 아래 있는 이들은, 마치 예수님을 거부하고 떠나시게 만든 거라사 사람들과 같다. 그들은 예수님이 일으키실 변화와 회복이 두려웠다. 왜냐하면 그 변화는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하며, 재정적인 손실 또한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로마 제국의 군사력으로 유지되는 폭압적인 체제 속에서 ‘로마의 평화’에 기대어 살아온 지 오래였던 것이다. 자신들의 이웃이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게 만든 그 폭력적인 체제, 그리고 다른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결과였다.
한국 교회의 종교 기득권층은, 신사참배 이후 독재 권력과 결탁하며 예수님이 보여주신 정의와 평화의 길을 거부해 왔다. 그들은 수많은 순박한 성도들을 선동하여, 그들을 자신의 충실한 행동대원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광화문과 여의도로 동원되어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 올해 3.1절에도 그러했다. 일본을 추종하며 원칙 없는 화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어떻게 감히 일본 제국주의의 총칼에 맨손으로 항거했던 3.1운동과 그 정신을 입에 담을 수 있는가?
12.3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 개신교 역사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복음주의라는 이름 아래 모호하게 섞여 있던 한국 개신교 대다수의 보수적 교회들이, 사실은 복음주의가 아니라 근본주의였음이 드러났다. 정치적 극우주의와 결탁하여 인력을 공급하는 신학적 근본주의 세력과 명확히 선을 긋고, 올바른 성경 해석과 실천을 통해 예수를 따르는 교회로 거듭나는 것이 순수한 복음주의 교회들의 과제다. 비록 한국 교회에서 내란을 옹호하는 근본주의 세력이 다수이며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지만, 우리는 다수나 주류가 아니라 오직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다.
항일의 절기인 3.1절이 토요일이었기에 주어진 대체공휴일 아침, 잠시 여유를 가지고 영적 일기를 쓰며 하루를 시작한다. 며칠 후면 탄핵 인용으로 군대 귀신 축출의 과정이 마무리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반발하여 일어날 풍랑을 잠잠케 하실 예수님을 신뢰하며, 예수님을 마을에서 내보내려는 이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한국 교회 속에서 우리의 믿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질문한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이분이 도대체 누구신가를 깊이 묵상하며, 권능으로 베푸시는 회복을 경험하고, 극우 세력에 포섭된 이웃을 불쌍히 여기며,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길을 사랑으로 걸어가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는다.
머지않아 탄핵은 인용되겠지만,
정의와 평화는 결국 실현되겠지만,
한국 개신교회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알기에
회복의 기쁨보다 참담한 슬픔이 드는 우리의 마음을
주님,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섰던
초대교회와 선교사들의 마음으로,
겉으로는 교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주님을 모르는 이들로 가득한 이 땅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선교지로 여기게 하시고,
절망과 슬픔 속에서도 예수를 바라보며
서로 격려하며 함께 주님을 따르는
당신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여 주십시오.
성경이 말하는 그 예수를 온전히 따라가며 닮아가는,
예수의 길, 제자의 길을 오늘도 걷게 하여 주십시오.
아멘.